‘원주의 봉사왕’ 강원의료복지생활협동조합 곽병은 원장, 자전적 에세이《날마다 선물》출간
‘원주의 봉사왕’ 강원의료복지생활협동조합 곽병은 원장, 자전적 에세이《날마다 선물》출간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3.10.0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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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봉사활동 담담하게 기록한 서사
[표지=도서출판 이음 제공]

원주에서 나눔의 삶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강원의료복지생활협동조합 밝음의원 곽병은 원장이 자전적 에세이 《날마다 선물-도서출판 이음》을 출간했다.

《날마다 선물》은 우여곡절 끝에 의대를 졸업했지만, 슈바이처의 꿈을 놓지 않았던 청년 곽병은의 무의촌 봉사 이야기, 또 원주에서 가난한 이웃의 벗이 되기까지의 두려움과 고뇌, 아픔과 기쁨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지난날의 아픔과 고뇌 등이 큰 설물이었음을 깨닫게 됐다고 고백한다. 추억의 그 시절이 있었기에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깊고 그윽하게 만들었음을 알게 됐다고 감사의 말도 빼놓지 않는다.

학성동 40계단(윤락가)에서 무료 진료 활동을 하던 시절 아가씨들과의 인연, 개업의로 원주교도소 의무과장을 겸임하던 중 만난 걸출한 수용자(국회의원, 사노맹 백태웅 의장, 지역 유지)들과의 깨알 같은 추억 등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봉사도 욕심은 금물’(202p)에서 그는 흥업면 대안리 갈거리에 있는 가정공동체 「갈거리 사랑촌」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큰 건물에 큰 시설을 하고 싶지 않았다. 큰 시설은 가정적이거나 인간적이지 못하고 공장이나 기업같이 보였다. (중략) 건물을 구매할 돈도 없었지만, 매입하지 않고 임대건물을 얻어 시작했다. 그것도 창고로 쓰던 허름한 건물이었다. 겉보다는 내용이 중요했다. 건물 살 돈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라며 소박한 봉사관을 피력했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봉사는 의미 있는 삶으로 가는 직통코스’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 곽병은 원장[사진=갈거리사랑촌 홈페이지]

곽 원장은 “오래전부터 함께해 온 분 중 지금은 돌아가신 분들도 많은데 그들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자리를 갖고 싶었다”라며 “그 시절 그때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누고, 지금 이 가을의 선물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몰웨딩’편(281p)에서 자신의 시골집에서 조촐하게 치러진 아들의 결혼식을 언급하며 이렇게 적고 언급했다. 

“아들 결혼하면서 나 자신과 약속한 것이 있는데, 며느리에게 절대 싫은 소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중략) 칭찬만 하기로 했다. 사실 싫은 소리를 한다고 고쳐지는 것은 하나도 없고 잔소리가 되어서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우리 부부도 평생 친구 같은 관계를 소망했다(중략)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삶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평화가 따라온다. 오래 같이 사니 비슷하게는 될지언정 같아질 수는 없다. ‘따로 또 같이’가 좋다”

늘 배려가 체화된 그의 생활 철학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금장태 명예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그는 직업인으로서 의사가 아니라, 의도(醫道)를 세우고 실천하신 분으로 성의(聖醫)에 가까운 분이라 감탄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숭고한 신념과 그 실행에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다”라고 격찬했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곽 원장은 지난 1989년 원주에서 부부의원을 개원한 이래 갈거리사랑촌을 설립 후 무료급식소 십시일반, 원주노숙자쉼터,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봉사인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원주시민 대상(2001년), 대한민국 인권상(2006년), 아산상 대상(2013년), 만해실천대상(2023년)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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