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단계천 생태하천, 완전체를 원한다
[문화칼럼] 단계천 생태하천, 완전체를 원한다
  • 전영철
  • 승인 2023.11.19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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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정지뜰 호수와 단계천 단계동 구간의 생태하천 복원이
추가로 이루어지면 시민들의 친수 및 여가공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소도시의 작은 하천엔 비단 잉어가 노닐고 한가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현 시마바라반도에 있는 인구 4만 2,000명의 시마바라시(島原市)모습이다. 에도시대에 쌓은 시마바라성이 도심 한복판에 있고 활화산 운젠 산 아래 위치하여 하루 1,000톤의 물이 쏟아나는 도시이다.

이 도시를 가기 위해서는 구마모토 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야만 한다. 접근성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최근 생태친화도시와 온천도시로 많이 회자되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되었다. 한겨울에도 식당의 앞 하천에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은 싱싱한 토마토와 오이, 탄산수를 흘러가는 물에 담가 놓아 상징적인 경관을 연출한 곳에서 평화로움을 느끼는 곳이다.

도시를 흐르는 물줄기는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시 하천은 1970년대부터 이어 온 산업화의 영향으로 1980년대부터 대부분을 복개하고 주차장으로 활용하면서 겉으로는 깨끗한 모습이었지만 속으로는 악취와 유해해충으로 죽은 공간이 되었다. 원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1980년대 후반 우산동을 시작으로, 1990년대 초반 단계동, 2000년대 초반 무실동 구간의 단계천을 콘크리트로 복개하였다. 이렇게 조성된 공간은 주차장으로 활용되었다.

그렇지만 서울에서 2003년부터 2005년에 걸쳐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하천에 대한 접근이 바뀌기 시작했고 지방도시에서도 이러한 방향에 편승하기도 하였다. 환경문제에 먼저 접근했던 일본이 댐을 허물고 도심하천의 복개를 걷어낼 때, 청계천이 많은 토론을 거쳐 생태하천복원을 시작할 때 원주의 하천들은 복개를 하고 있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의 특성상 산악에 둘러싸인 고원도시의 특성으로 물을 볼 수 있는 친수공간이 부족한 도시이기에 그 아쉬움은 더하다.

[사진=원주신문DB]
[사진=원주신문DB]

 

어떻든 원주에서는 첫 번째 시도로 우산동 미광연립에서 원주천 합류부까지 1.65km 구간에 487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단계천이 생태하천으로 복원되는 것이다. 우산동 단계천 생태하천 복원에 있어 몇 가지 교훈과 의미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태하천의 미래가치에 동의한 시 집행부와 원주시민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4년이란 기간 동안 불편함을 감수하고 대 역사에 동의한 지역주민에게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복개는 쉬운 조치이지만 이를 다시 걷어내기 위한 시간과 경제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향후 도시의 물리적인 개발에 있어서도 지속가능한 개발에 있어 이러한 점들이 우선 고려되었으면 한다.

둘째, 흐르는 물은 물만 흐르는 것이 아닌 지역의 문화와 살아가는 모습을 안고 흐른다. 단순한 물리적인 하천이 아닌 친수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적인 행사들과 시도들이 끊임없이 1년 내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시도는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던 우산동과 단계동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것이다.

셋째, 친환경적으로 하천공간을 가꾸어 갔으면 좋겠다. 인근 도로보다 하천부는 상당부분 차이가 있어 시민 모두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접근의 용이성과 활용성을 높이고 보다 친환경적인 장치를 통해 생태가 복원되고 물과 바람이 통하는 길과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논어(論語)에 보면 공자께서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라 했는데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슬기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라는 뜻이다. 향후 정지뜰 호수와 단계천 단계동 구간의 생태하천 복원이 추가로 이루어지면 시민들의 친수 및 여가공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 만큼 원주시민들의 삶의 질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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