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봉에서] 운을 움켜쥔 자, 운을 걷어차는 자
[비로봉에서] 운을 움켜쥔 자, 운을 걷어차는 자
  • 심규정
  • 승인 2023.12.31 21:2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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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은 물론 역대 정치인들의
반면교사, 정면교사는
우리에게 미래의 나침판 역할을 한다.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cke_protected}{C}%3C!%2D%2D%5Bif%20!supportEmptyParas%5D%2D%2D%3E--> <br>
△심규정<원주신문 편집장> 

내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입지자들의 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취재현장을 누빈 지도 어언 33년째다. 지난 1991년 3월 26일 치러진 시군구의회의원 선거부터 쭉 지켜봤으니 선거제도의 변천사, 후보들의 면면, 그리고 일종의 선거방정식이 머릿속에 또렷이 각인돼 있다. 선거는 후보의 경쟁력보다 운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運)의 크기, 격도 다르다. 긍정적으로는 행운(幸運), 시운(時運), 천운(天運)이, 부정적으로는 불운(不運) 혹은 비운(悲運), 악운(惡運)으로 나뉠 수 있다. 행운은 행복한 운수를, 시운은 일정한 시대의 운수, 즉 모든 것을 뛰어넘는 힘을, 천운은 하늘이 정한 운을 각각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지난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는 안 봐도 비디오처럼 여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도지사부터, 시장·군수, 시도의원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짜~잔하고 등장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역풍으로 대거 당선된 열린우리당 ‘탄돌이’(17대 국회)처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당선된 ‘문돌이’(제7회 지방선거)처럼,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정치인들도 ‘윤돌이’로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부정적인 이미지의 문돌이, 탄돌이, 윤돌이 모두 행운을 넘어 시운을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개인에 따라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도 있지만. 어디 이뿐인가. 역대 선거를 반추해보면 치열한 양당 구도에서 경쟁력 있는 제3의 후보가 등장해 어부지리를 얻거나 경쟁력이 의심받는 상대 후보와 매치가 성사돼 배지를 달거나. 여기에 선수가 쌓여 3선, 4선에 오르면 그야말로 천운이 작용한 덕분이다.

아무튼 운도 따르면서 실력도 있고 치열하게 노력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모두 초장에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펼치겠다”라며 흡인력 강한 수사(修辭)를 동원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부 초보 정치인들은 권력에 취해서인지, 타고난 본성 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다선 의원급의 언사를 더러 목격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아직 배우는 단계이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라는 말이 입 주변에 맴돈다.

더 나아가 복싱에서 핀급, 플라이급 선수가 미들급에 도전하는 것처럼, 햇병아리가 산전수전 다 겪은 싸움닭처럼 의욕 과잉, 감정 과잉의 모습에서는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결국 행운, 시운을 자신의 실력으로 착각해 착시 현상을 일으켜 오버 액션을 보이는 경우를 자주 본다. 초심을 잃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는 황금 같은 기회를 움켜쥐고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그래서 실력도 없고 이름만 난 허명지사(虛名之士)를 더러 볼 수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가 운의 결과라고 생각하면 보다 겸손해지고, 그 겸손을 지렛대 삼아 일취월장할 수 있다. 그러나 운이 달아나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엄중한 상황인식 결여, 대의정치 몰각(沒却), 여기에 아마추어급 인사들의 ‘인의 장막’, 이러니 민심의 성은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현역은 물론 역대 정치인들의 이런 반면교사, 정면교사는 우리에게 미래의 나침판 역할을 한다.  

근묵자흑(近墨者黑) 근주자적(近朱者赤) 마중지봉(麻中之蓬)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먹물 근처에 있으면 까만색으로 물들고, 붉은색 근처에 있으면 빨갛게 물들고, 구부러진 쑥도 삼밭에 나면 자연히 꼿꼿하게 자란다는 뜻이다.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심성이 다르게 될 수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울타리 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까운 사람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다. 주변이 이로운 환경인지, 해로운 환경인지 판단을 제대로 못 하니 이게 문제인 것이다. 암운(暗雲), 악운의 기척, 낌새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면 마음의 눈에 미세먼지가 잔뜩 낀 까닭이다. 정치인의 수명은 사람관리의 성패에 따라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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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2024-01-02 01:43:11
국회의원 후보자들보다는 원강수 시장 들으라고 하는 얘기 같은데...

난알지 2024-01-01 10:24:32
난 운을 걷어찬 자가 누군지 알겠넹~바보란 말이잖아요. 맹꽁맹꽁하넹~~~

원주민 2024-01-01 06:48:58
허명지사 소꼽놀이하고 있는 친구들 때가 되니 불안해지겠죠

원주시 2024-01-01 06:46:47
대놓고 누구라고 말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