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원주시 공무원의 두 얼굴
[김대중 칼럼] 원주시 공무원의 두 얼굴
  • 김대중
  • 승인 2024.01.21 20:57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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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관 위탁심사 결과 7명의 심사위원 중 4명은 저를,
나머지 3명은 상대 단체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점수 결과에선 제가 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장]
△김대중 [전 언론인]

#장면 1

2019년 3월 21일 오전. 원주시 옻한지담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할 이야기가 있으니 차 한잔 하자고 했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나가니 옻담당 주무관이랑 앉아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아는 사이라 편하게 용건을 꺼냈습니다. “원주옻칠기공예관을 맡아 활성화 좀 해주세요”. 기존의 장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걸 잘 아는 터라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간략히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심각하게 침체돼 시의회로부터 아예 문을 닫으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장인들이 못하겠다고 내놓았다는 것입니다. 나 또한 실상을 잘 알고 있기에 내가 무슨 용빼는 수가 있다고, 무슨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활성화를 시킬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예의상 생각해 보겠다고만 말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시 6월 초에 점심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와서 같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사실 주변에서 다들 부정적이던 터라. “좀 더 생각을 해볼께요,”하곤 헤어졌습니다. 옻담당 공무원들이 나에게 위탁을 제안한 건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가 현직 기자로 있을 때 원주 옻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제로 한국과 일본 취재 시리즈를 게재하는 등 옻칠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 때문입니다. 시간 날 때 옻문화센터 공예교실 수강 등으로 많이 빠져 있는 것도 봤습니다. 저의 속내를 족집게로 본 것입니다.

11월초에 세 번째 연락이 왔습니다. 건물 리노베이션과 운영비 증액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에 대한 지원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덧붙였습니다. 대신에 디자인 등 어떻게 바꿀지는 저에게 맡겨달라고 했습니다. 옻칠에 미친 팔자라 생각하고 결국 세 번 째 만에 맡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옻담당 공무원들로부터 당시 곽도영, 김병석 강원도의원으로부터 도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힘써 달라고 해서 1억원, 3천만원을 각각 지원받아 내 외부를 바꿨습니다. 이 두 분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장면2

2023년 11월 14일 오전 10경에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공예관 위탁심사가 보류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문화예술과에 알아봤더니 당시 ‘담당 국장이 공예관에서 제가 만든 제품만 팔고 있어 알아보려고 연기했다’는 것입니다. 황당했습니다. 그 순간에도 공예관 판매장에는 다른 장인의 제품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또 옻문화센터에 장인들의 제품 위탁판매를 요청한 공문도 있어 증빙 자료로 보내주었습니다.

11월 30일 오후 2시 심사위원이 바뀌어 공예관 위탁심사가 열렸습니다. 저와 4년 전까지 공예관을 운영했던 장인들의 단체가 심사를 받았습니다. 심사가 끝난 후 알았는데 7명의 심사위원중 4명은 저를 선택했고 나머지 3명은 상대 단체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점수 결과에선 제가 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원인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담당 국장이 저에게 82점, 상대 단체에게 88점을 준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담당 국장이 사실도 아닌 일을 근거로 그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본인만의 의지인지 주변의 뜻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원주시를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이 내용을 기고하기로 했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미친 듯 고생하면서 공예관을 활성화시켜가고 있었는데 무슨 일이냐고 궁금해 하여 이렇게 지면을 통해 팩트만 알려드립니다. 활리(猾吏)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대다수 유능한 원주시 공무원들에 대한 기대와 이미지가 망가질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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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킹 2024-01-29 20:16:32
매번 거침없고 지조있는 비판적인 글쓰기 행동이 멋집니다. 대나무같이 부러져도 쓰러지지 않을 분~~응원합니당

원주시민 2024-01-26 11:18:28
양심 없군

깡슈 2024-01-25 08:43:49
체육회 단체 기관 시설 예산삭감하고 길거리 딴따라쇼만 잔뜩벌려놓았잖어. 빈깡통이라고

원주시 2024-01-24 14:33:41
미꾸라지 한 마리가 원주시를 뿌옇게 맨들어 놓았넹

박의원 2024-01-24 14:32:25
고마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