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팝음악계의 최정상을 달리던 남성 듀오 사이먼과 가펑클은 1941년생 동갑으로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수십 년 후 이들을 롤모델로 하는 K-Pop 가수가 활동하고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2000년대 중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한국 3인조 남성 보컬그룹 SG워너비다.
워너비(wannabe)란 want to be의 연음 발음으로 ‘가지고 싶은 물건’, 또는 ‘~가 되고 싶다’라는 뜻이다. 이들은 사이먼 & 가펑클의 음악성을 닮고 싶고, 또한 그들의 음악처럼 대중에게 친근하고 오래 기억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사이먼의 S와 가펑클의 G를 따서 그룹 이름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이먼 & 가펑클의 전성기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그들을 롤모델로 삼은 남성 보컬그룹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활동하였으니, 사이먼 & 가펑클은 진정 성공한 뮤지션이다. 그들을 추종(?)하는 가수가 어디 SG워너비 하나 뿐이랴.
< Bridge over Troubled Water >
사이먼 & 가펑클은 ‘The Sound of Silence’, ‘스카보로 시장’, ‘엘 콘도르 파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그래도 그 중 딱 한 곡만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를 꼽을 것이다.
그래미상 5개 부문을 휩쓸었고, 팝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노래로 손꼽히는 이 노래는 1970년 처음 발표된 이후 빌보드 팝 싱글차트에서 6주 동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 노래가 포함된 앨범은 1,000만장 이상 팔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각종 차트에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곤 하는 이 노래의 매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름다운 멜로디, 가수의 고운 목소리와 영혼이 담긴 가창력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필자는 그 중에서도 특히 가사의 힘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 가사 해설 ① >
When you're weary
Feeling *small
When tears are in your eyes
당신이 지치고(weary=tired)
초라하다 느껴질 때
당신 눈에 눈물 맺히면
I will dry them all
**I'm on your side
내가 그 눈물 닦아 줄게요
난 당신 편이에요
누군가 내 편이 되어, 내 눈물을 닦아 주겠다니...
초반부터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가사다.
*small : 원래 작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초라하다는 의미다.
**be on one’s side : ~의 편이 되다는 뜻이므로 난 당신 편이에요로 번역할 수 있다.
< 가사 해설 ② >
Oh When times get *rough
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
삶에 힘든 시기가 오고,
친구도 하나 없을 때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거친 물결 위의 다리처럼
내 몸을 놓아 덮어줄게요
*rough : 거칠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험하다, 힘들다는 의미로 쓰였다.
***lay down : 내려놓다, 양보하다, 포기하다, 배달하다 등의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내려놓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의역하면 ‘거친 물결처럼 험한 세상 위에 내 몸을 구부려 다리(bridge)처럼 놓아 줄 터이니 사뿐히 즈려밟고(지르밟고) 건너가소서’라는 뜻이다. 요약하면 ‘험악한 세상에서 당신의 다리가 되어 줄게요’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말만 들어도 이 얼마나 큰 감동인가?
이 노래의 모든 가사가 아름답지만, 특히 이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며 그래서 이 부분이 노래의 제목이 된 것 같다.
**Troubled Water는 단순히 ‘거친 물결’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지만 은유적인 표현으로 ‘거칠고 험난한 세상’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