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으로 사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문화예술 활동을 떠올리면 머릿속에는 시 전시회, 영화상영, 음악회, 미술 전시회, 출판기념회와 같은 것부터 떠오른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풍류이고 현대식으로 말하면 다양한 작가의 경험과 감정을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뜻깊은 일이다. 문화예술은 우리 삶의 필수적인 형태이며, 매우 가까운 곳에서 삶을 부유하게 만드는 생활양식이다. 

하지만 참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게 문화예술인이다. 말하자면 아무리 재능이 차고 넘쳐도 문화예술 활동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이 배운 지식인도, 높은 고위 관료층도, 전문성을 갖춘 스포츠인도 쉽게 접근할 수가 없는 분야가 문화예술 활동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전국문학지를 통해 등단할 수 있었다. 또한 2021년에는 춘천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이후 문화재단의 대응전략>을 다루었으며, 2023년에는 <원주시 문화예술인의 복지실태 수요 조사>를 수행하였다. 춘천과 원주에 소재한 문화예술인의 활동 실태를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내 눈에 비친 문화예술인의 삶은 애달팠다. 일부 인기 있는 대중적인 문화예술인을 제외하고 대다수 문화예술인의 삶은 안타까울 만큼 열악하다. 우리 사회에서 문화예술 활동에만 의존해서는 먹고 사는 일조차 해결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문화예술인의 자존감과 품격은 사뭇 남다르다. 문화예술인으로 사는 것이 아무리 힘든 광야 길이어도, 자신의 삶을 희생해서라도 문화예술 가치를 표현하고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게 문화예술인의 삶이 갖는 지향성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2021년 춘천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수행했던 연구결과에서는 훨씬 타격이 심각했다. 코로나 19의 영향은 공연 제약, 문화예술 활동의 질적 하락, 불안감 증가, 온라인 콘텐츠 활용에 대한 거부감, 소극적인 시민들의 인식과 태도 등 문화예술 활동의 심각한 해체 현상을 보였다. 문화예술 활동은 전염성 질병으로 심각하게 영향력을 받았지만, 문화예술인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매우 취약했다. 사회 내의 사각지대와도 같았다. 

이런 모습은 2023년 원주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수행했던 연구결과에서도 잘 드러났다. 크게 문화예술인의 복지 현황과 실태 파악, 문화예술 사업의 추진 실태와 복지여건 개선, 문화예술인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한 역점사업 등을 분석하였다. 조사결과 중에는 원주시 문화예술인의 생활 및 경제활동이 취약하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48.7%였으며, 문화예술인의 건강 및 의료복지 수준에 대한 의견도 45.9%가 취약하다며 지적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원주시 문화예술인의 만족도 평가에서는 31.5% 수준에서 불만족하였다. 

한편 원주시 문화예술인을 위한 민선 8기 원주시장의 공약을 살펴보면 지역공연업체와 예술인 계약 우대, 지역문화 예술 경연대회 활성화, 문화예술 전시회 대폭 지원, 찾아가는 문화예술 육성, 문화체육 복합센터 건립, 행구동 지역축제 추진, 혁신도시 문화의 거리 조성 및 활성화 추진 등으로 제시된다. 세부사업에서 지역공연업체 및 예술인 계약 우대는 전문문화예술단체와 생활예술단체, 전문문화예술인 지원사업에 치중하고 있으며, 지역문화예술 경연대회는 생활문화예술축제, 청소년 예술제, 원주예술제, 읍면동 대항 노래자랑, 치악 가요제 등을 지원하는 형태다. 

아쉽게도 원주시 문화예술인을 위해 확장된 경제적 소득 보장과 보건의료복지 혜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원주시 문화예술인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기반으로 원주시민의 문화 예술성을 일깨우며, 문화예술인의 경험과 감정을 문화예술 작품을 통하여 공감하고 나누는 사람들이다. 한 발 더 앞장서서, 원주시 문화예술인의 품격을 제대로 지켜 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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