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선의 《태재 시선》 출간
유방선의 《태재 시선》 출간
  • 함동호 기자
  • 승인 2024.02.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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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언 율시 125제 153수 소개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주) 제공]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주) 제공]

원주에서 생을 마감한 여말 선초의 학자 태재(泰齋) 유방선(柳方善, 1388~1443)의 5언 율시 125제 153수를 소개한 《태재 시선》이 번역 출간됐다.

목은 이색의 외증손인 유방선은 1405년 18세의 나이로 생원시에 입격(入格)해 성균관에서 유학하며 대과를 준비했다. 그러나 1409년 부친 유기가 민무구 형제의 옥사에 연루되면서 19년간 청주에서 긴 유배 생활을 했다. 

유방선은 고려 말 시학의 전통을 계승해 조선 초 문단을 진작하고, 한시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서거정, 권남, 한명회 같은 탁월한 제자들을 길렀다. 1427년에야 완전히 사면된 이후 1431년 원주의 법천으로 내려와 144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시문을 강학했다.

그의 5언 율시에는 당시 문인들과의 교류, 유배지에서의 아픔, 그 가운데서도 잃지 않았던 ‘한(閒)’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태재 시선》에 수록된 5언 율시 125제 153수에서 그와 시를 주고받았던 주요 인물들이 상당수 등장해 당시 학맥과 문단의 교유 관계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유배지에서의 아픔을 그린 작품이 많고 창작 시기가 명기된 작품도 있어, 특별한 사전 지식 없이도 시를 한 수씩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의 삶의 궤적이 그려진다.

한시를 우리말로 번역한 부산대 김승룡 교수는 “시를 통해 가혹한 현실 앞에서도 ‘한(閒)’의 정서를 잃지 않는 저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라며 “대구(對句)가 뛰어나고 허사(虛辭)의 쓰임도 절묘해 율시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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