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의 힘
김 충 규
새는 뼈가 순하여
날개만 펼쳐도 쏜살같이 날아가지만
때로은 세찬 바람 앞에 저항하기도 한다
날개 관절이 뜨겁게 달구어져
더 날지 못할 지경에 이르면
새는 꺽꺽 울음을 쏟아낸다
혀를 입천장에 바짝 올려붙여
울음의 울림을 제 몸에 심으며
그 울음의 힘으로 십 리를 더 날아간다
김충규 시집 『그녀가 내 멍을 핥을 때 』, 《문학동네 》에서
방법적이겠지만 소리의 종류도 인위적인 것이나 자연적인 것이나 그 목적에 따라 생명력이 다르다. 자연적인 소리는 삶의 소리다. 그 소리들은 그 소리를 통해 생명을 만들어 가거나 이끌어 간다. 허나 사람은 그 소리를 통해 삶을 경계하고 이끌어 가던 때는 지났다. 이 시 《울음의 힘』에서는 새들의 울음을 토해 내며 날아가는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새들은 끊임없는 제 목소리를 내며 언어적 소통을 한다. 그 소통이 하늘의 길에서 사람의 위로의 말처럼 들릴 것이다. 사람에게 말하면 일하며 부르는 노랫소리 같은 그런 울음일 것이다.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언어이겠지만 새의 울음의 힘은 그 새들만의 언어 영역일 것이다. 그 새들의 울음소리나 사람의 노랫소리나 한 갈래의 길일 것이다. 살아가기 위하여 깊은 숨을 몰아치는 소리 한 구절이 희망일 것이라는 것이다. 새들도 그 희망의 울음을 토해내는 일에 익숙한 목숨을 갖지 않았는가. 이 시를 읽으니 찾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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