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전 시의회 의장의 농경지 코 앞에 개설된 농로의 ‘놀라운 반전’
이상현 전 시의회 의장의 농경지 코 앞에 개설된 농로의 ‘놀라운 반전’
  • 심규정 기자
  • 승인 2024.03.10 2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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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초면 흥양리 국유지 구거 1,996㎡ 허가 받고 농사
원주시 도로관리과, 지난 2018년 인근 구거에 점용허가받지 않고 부서 협의 없이 농로 개설
주민들 “단절된 농로(40여m) 연결해 달라” 민원 제기 후 드러나
인근에 자신과 부인 명의 논 2필지 소유...“농사 짓기 불편해 농로 개설 요청”
[사진=함동호 기자]
[사진=함동호 기자]

이상현 원주문화원장(전 시의회 의장)이 국유지인 구거(도랑)를 점용·사용허가 받고 농사를 짓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가 이곳 인근 구거에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농로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거 바로 인근에 이 원장과 부인이 농지 2필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원주시와 소초면 흥양리 주민들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래전부터 농사를 짓기 위해 국유지(국토교통부)인 소초면 흥양리 1777번지 구거 1,996㎡를 원주시로부터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지난 2018년 이곳과 맞닿은 구거에 콘크리트로 포장된 농로(140m)가 개설된 사실이 드러났다. 개설된 농로는 원주시가 개설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농로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므로 영구시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관련부서 협의조차 없었다. 개인일 경우 점용허가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더 큰 논란을 사는 것은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를 받은 부지 인근과 농로 옆에는 이상현 원장과 부인이 논 2필지(2,992㎡)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시지가를 보면 이상현 원장 논은 ㎡당 6만 3,000원 , 부인의 논은 ㎡당  10만 9,500원으로 파악됐다.

5대부터 내리 3선 시의원을 지낸 이상현 원장은 농로가 개설될 당시 7대(2014년 7월 1일~2018년 6월 30일, 전반기 의장) 의원을 역임했다. 

이에 대해 이상현 원장은 “농로가 개설되기 전 소로였는데, 농사를 짓는데 큰 불편을 겪어 시청 도로과에 농로개설을 요청했다”라며 “이후 농로가 정상적으로 개설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시의회 의장)지위를 이용한 적은 결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인인 이 원장이 당시 직접 해당 부서에 농로개설을 요청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주시가  이상현 원장이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를 받은 구거 인근에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농로를 개설해준 사실은 이 농로와 다른 농로 사이에 단절된 부분을 연결시켜 달라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속살이 드러났다. 

이들 주민들은 구거 인근 농지, 임야 소유자 등이 포함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2022년부터 문제의 농로(원주시 도로관리과 설치)와 인근 사유지에 개설된 농로(235m, 원주시 농업기술센터 농정과 설치)사이에 단절된 40여m를 연결해달라고 원주시에 건의했다. 2개 농로는 농사목적으로 설치됐으므로 농로 연결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원주시와 이상현 원장이 올해 초 작성한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증」 허가조건에 의하면 ‘민원발생시 해결에 적극 노력해야 하며, 시는 민원해결을 위해 점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돼있다.

또 ‘공익을 위한 처분, 타인의 통행권리 및 기타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라고 명시 돼있다. 이 점을 들어 주민들은 농로 연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함동호 기자]
△ 이상현 전 의장이 농사를 짓기 위해 점용사용허가를 받은 구거에 창고가 들어서 있다. [사진=함동호 기자]

하지만 원주시는 농로 연장이 공익사업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의 농로는 고시를 받은 정식도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생태하천과 관계자는 “당시 자체 설계를 통해 관습적으로 도로를 개설했다. 적극행정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현장에서 측량에 나서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단절된 구간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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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2024-03-12 00:10:30
이상현 원장은 본인이 불편할땐 다이렉트로 농로개설 지시하고 다른 농로 사이에 단절된 부분을 연결시켜 달라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은 무시하고있다는게 웃기네요ㅎ 본인 불편만 큰~~불편이신가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