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부활 후,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였다. 이전 정부에서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대표적인 사례였고, 현(現) 윤석열 정부에서는 기회발전특구, 글로벌혁신특구, 교육발전특구, 문화특구 등 분권형 국가발전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채택하였다. 지방의 고유 가치를 활용해서 자율적인 지역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는 괄목할만한 포부였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최근 원주시는 글로벌혁신특구와 교육발전특구를 유치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글로벌혁신특구는 규제자유특구를 고도화한 것으로 미래 기술 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품 개발과 실증, 수출 전반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원주시는 대상 사업으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초혁신 산업생태계 조성’을 내세웠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정밀의료 중에서도 축적된 보건데이터를 활용한 신기술 개발과 제품생산이었다.

또 하나는 교육부가 주관한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의 선정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 내에서 교육과 취업을 연계하여 지역에서 키운 인재를 지역에서 활용하는 자율적인 인재양성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과 연결된 특성화고의 교육 경쟁력 강화가 지향점이다.

이 두 가지만을 놓고 보면, 원주시는 ‘산업과 교육’을 연계한 융‧복합적인 미래발전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원주시가 제도적인 발전 계기를 마련했어도, 특구 유치 이후 제대로 된 발전기반을 조성하려면 보다 뚜렷한 원주시의 산업육성 방향을 설정해야만 한다.

첫째, 원주시 산업육성을 위한 미래산업과 첨단산업의 구별이다. 포괄적인 산업육성에 기반을 둔 경제도시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전략적인 첨단산업 육성에 기초한 경제도시로 갈 것인지의 선택이다. 미래산업은 차세대 산업을 이끌어갈 친환경 저탄소 산업, 4차 산업, 헬스 기기 및 의료산업, 그린산업, 제조업 혁신, 문화관광산업 등 혁신성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산업군의 육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첨단산업은 기술집약도가 높고 산업파급 효과가 높은 특정 산업군을 의미한다.

둘째, 원주시 첨단산업의 육성 결과이다. 2022년 원주시 경제지표조사 자료 등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산업체수 77개, 의료산업체수 162개, ICT 산업체수 103개 등으로 제시되었다. 또한 원주시 산업단지 조성 현황을 살펴보면 일반산업단지 7개와 농공단지 3개가 있으며, 국가산단인 부론산업단지는 현재 건설 중인 것으로 드러난다. 원주시 산업군 전반에 걸친 균형적이고 혁신적인 미래산업단지 조성이냐, 또는 특정 산업군의 집적 효과를 위한 첨단산업단지 조성이냐의 차이다.

셋째, 원주시 전체 산업군의 맞춤형 육성이다. 원주시가 전략적으로 육성했던 건강의료기기 산업을 살펴보면 태장산업단지 27개, 동화산업단지 40개, 상지대 한방센터 및 의료기기 종합지원센터 등 95개로 파악됐다. 특히 원주시 전체 사업체수 4만 2,783개 가운데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체는 2.7%(1,145개)로 여전히 첨단산업의 육성 기반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원주시가 추구하는 경제도시의 조성 기반은 산업구조 전반의 혁신성을 기대하는 미래산업군에 둘 것인지, 아니면 반도체와 같이 특정 첨단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 중부내륙권 경제도시 조성을 줄기차게 추구해 온 원주시, 지역산업 육성의 주안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따라서 미래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2023년 6월 11일 출범한 강원특별자치도의 목적사업도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라는 점에서, 원주시 산업발전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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