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원주다움’이 살아있는 관광도시 원주
[문화칼럼] ‘원주다움’이 살아있는 관광도시 원주
  • 전영철
  • 승인 2024.03.10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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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원주민, 원주사람의 관점이 아닌
우리를 일깨워 줄 외부인의 색 다른 감각으로
원주를 보아야 원주의 관광과 매력이 산다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 전영철 [상지대 FIND칼리지학부 교수]

만종역에서 청량리역까지 KTX로 42분, 내년이면 원주역에서 신 해운대역까지 KTX로 2시간, 강남역까지 여주까지 전철이 연결되면 40분 사통팔달의 교통으로 원주가 요즈음 뜨겁다. 여기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있지만, GTX-D노선까지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면 원주는 꿈의 교통도시가 된다. 종로 한복판에서 저녁을 먹고 김포로 향한 친구와 원주로 향한 친구 중 30분 정도 일찍 도착한 사람이 원주사람이다. 이미 진짜 수도권 도시이다.

포틀랜드와 시애틀과 북유럽 사람들의 삶의 방식인 킨포크(kinfolk) 스타일의 삶의 방식은 원주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달리기 좋아하고, 자전거 타기 좋아하고, 큰 산을 배경으로 수제 맥주와 수제 드립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킨포크스타일이다. 이런 부류의 흐름을 선도하는 킨포크 잡지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킨포크 트레블(travel)』이라는 특별판 단행본에서 제안하는 여행은 도시, 교통, 자연의 3가지 키워드였다. 

도시에서 두 번째로 언급한 곳이 서울이었는데 놀랍게도 달리는 사람들이었다. 무리를 지어 한강 변이나 남산을 뛰는 사람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느꼈던 무리를 지어 뛰는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했다. 당신도 저 뛰는 무리 중의 한 사람이 되어보지 않겠느냐고 물음을 던진다.

배낭여행자들의 바이블인 『론리플래닛, Lonely Planet』에서는 서울에서의 즐길 거리 베스트 10을 추천하고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약간 다르다. 한국의 패션 중심지 동대문에서부터 전통 건축과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창덕궁, 종묘. 화려한 강남 한복판에 있는 아름다운 사찰 봉은사에서의 야경 관람과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롯데월드까지를 제시하고 있다. 전혀 의외의 찜질방에서의 하룻밤도 제안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에겐 평범한 일상이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이 되는 것이다.

원주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 100선을 따라 원주 100선을 만든다고 한다. 관광학자의 측면에서 보면 원주라는 도시 규모에서는 30선 정도가 적당하지 100선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초점을 없애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본다. 강원도의 초입에서의 문지기(gate keeper)로서 가지는 매력을 오히려 부각했으면 한다.

동쪽으로 한 시간이면 대관령 정상에 서 있고 30분 더 가면 바닷가가 있는 강릉 동해, 남쪽으로는 20분 정도만 가면 숨은 매력이 있는 남한강의 제천과 단양, 서쪽으로 가면 여주와 이천의 아울렛 쇼핑몰, 북쪽으로 가면 호반의 도시 춘천과 DMZ 화천과 양구 등 사통팔달의 교통이 가진 매력을 살려 갔으면 한다.

원주는 레저관광 8학군이다. 스키 리조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든 물놀이장이 동서남북으로 존재하고 많은 골프장과 3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스키장이 1시간 이내 거리에 무려 10개 가까이 존재하는 도시,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뮤지엄산이 있는 도시, 한지와 옻칠공예의 도시, 조선시대 오악(五嶽)중 동악(東嶽)인 치악산, 남한강 불교 유적지, 천년의 은행나무 등으로도 원주의 관광자원은 차고 넘친다. 문제는 이제 관광에 있어 지자체만의 노력이 아닌 민간부문 관광조직의 역량이 충분히 성숙해지고 활발해야 원주 관광이 산다는 것이다.

킨포크가 서울에서 추천한 여행은 화려하고 자극적인 매력이 아니라 자세히 보아야 느껴진다. 애정 있는 외부인의 시선으로만 볼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인 도시를 달리는 러너들이다. 이제 원주민, 원주사람의 관점이 아닌 우리를 일깨워 줄 외부인의 색 다른 감각으로 원주를 보아야 원주의 관광과 매력이 산다. 네이버 데이터랩(data lab)에서 제시하는 원주의 연관검색어 키워드는 찐빵, 계곡, 오토 캠핑, 곤드레밥, 산행, 문화재, 치악산, 한지이다. 먹거리와 자연에 기반한 관광자원이 대부분이다.

인구소멸 시대이자 지역소멸시대 지자체마다 시설 위주와 축제 위주의 관광에 목을 매고 있고 밤의 불빛마저 전국적으로 LED가 잠식하고 있다. 원주는 어떻게 가야 할까? 바쁜 숨을 잠시 고르고 ‘원주다움’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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