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왕국의 팝송 이야기] (12) 써니(Sunny) ②
[최왕국의 팝송 이야기] (12) 써니(Sunny) ②
  • 최왕국
  • 승인 2024.03.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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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왕국 [KBS오케스트라 편곡자]
△최왕국 [KBS오케스트라 편곡자]

< 바비 헵의 써니 >

보니엠의 엄청난 대히트 덕분에 ‘써니’가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도 이미 원작자인 바비 헵(Bobby Hebb)이 1966년에 취입한 음반이 빌보드 차트 2위까지 올라가고 밀리언셀러가 된 바 있다. 보니엠의 써니가 빌보드 차트 20위에도 못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최소한 미국에서는 바비 헵의 써니가 더 인기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보통 우리 귀에 익숙한 써니는 1977년 보니엠(Boney M)이 경쾌한 디스코 리듬으로 리메이크한 곡이지만, 그에 비해서 원작자인 바비 헵이 부른 써니는 다소 우울한 느낌과 짙은 호소력이 있다.

함께 활동하던 친형이 칼에 찔려 숨지고, 존경하던 캐네디 대통령이 암살을 당했으니 그 비통함이 컸겠지만 바비 헵은 슬픔을 이겨내고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는 가사를 썼다.

< 재즈 버전의 써니 >

한편 바비 헵이 부른 음반보다 먼저 출시된 써니도 있는데, 그것은 1965년 일본 여가수 미에코 히로타가 재즈 버전으로 부른 것이다. 보니엠의 써니보다 바비 헵의 써니가 차분했다면, 미에코 히로타의 써니는 더욱 차분한 분위기다.

미에코 히로타 이후에도 재즈뮤지션 Dave Pike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써니를 리메이크 했으며, 유력 음반회사인 BMI가 선정한 ‘Top 100 songs of the century (20세기의 노래 100선)’ 차트에 25위로 올라갈 정도로 써니는 영향력 있는 명곡이 되었다.

써니의 역사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1963년 최초로 작사/작곡됨

△ 1965년 미에코 히로타의 재즈 버전 음반 발표

△ 1966년 원작자인 바비 헵의 노래로 음반 발매, 빌보드 차트 2위

△ 1975년 바비 헵의 디스코 버전 음반 발매

△ 1977년 보니엠의 디스코 버전 음반 발매, 독일 등 유럽 각국 차트 1위

△ 2011년 한국영화 ‘써니’ 삽입곡(보니엠 버전) 한국 싱글차트 1위

< 가사 해설 ② >

‘써니’의 가사는 모두 5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5연은 1연의 반복이다.

2, 3, 4연의 모든 1,2행은 “Sunny, thank you for the”로 시작한다. 3,4행은 1,2행의 감사에 대한 부연 설명이며, 마지막 행은 1연과 마찬가지로 “Sunny one so true, I love you”로 끝난다.

바비 헵이 가사를 쓸 때 그의 마음 속 ‘sunny’는 누구였을까? 죽은 형일 수도 있고, 부모일수도 있고, 신일수도 있고, 모두일수도 있다. 그가 말하는 ‘sunny’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각 연마다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나온다.

2. Sunny, 1)thank you for the sunshine bouquet

써니, 햇빛의 꽃다발 고마워요

Sunny, thank you for the love you brought my way

써니, 내 인생에 사랑을 줘서 고마워요

3. Sunny, thank you for the truth you let me see

써니, 진실을 보게 해 줘서 고마워요

Sunny, thank you for the facts 2)from A to Z

써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고마워요

4. Sunny, thank you for the smile upon your face

써니, 미소 짓는 당신의 얼굴이 고마워요

Sunny, thank you for the gleam that shows its grace

써니, 은혜로운 빛을 보여줘서 고마워요

1)thank you for + 명사(또는 동명사) : ~에 대하여 고맙습니다

2)from A to Z : 처음부터 끝까지

오늘은 원작자인 바비 헵이 부른 노래를 소개한다. 3절로 넘어갈 때부터 절이 바뀔 때마다 반음씩 올라가는 이른바 ‘키업(Key up) 전조’를 통하여 청취자의 감정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기법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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